시21 낙산을 걷다 / 김재진 생이 아플 무렵 낙산을 걷는다. 조금 헐렁한 실발과 멀리 있는 그리움과 걷다가 자주 쉬는 약한 무릎을 데리고 시린 이빨같이 생이 흔들리는 날 낙산을 걷는다. 물들어도 물들지 않는 내 안의 잎들과 끝내 안아보지 못한 슬픈 어깨와 적막이 깊어 더 내려가지 못한 돌층계 밟으며 외로움 따라 밟는다. 디딜 때마다 끌려오는 생의 무게와 남아 있는 길의 남아 있지 않은 위안과 어둠의 등 뒤에 누가 있는지 고요의 그림자가 성보다 크다 2022. 12. 7. 이전 1 ··· 3 4 5 6 다음